치루수술 후기 - 검사, 수술, 미추마취
2월 3일에 치루 수술을 했습니다
사실 작년 8월에 치루 수술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한 달 전 쯤부터 다른 부위에 뾰루지 같은데 잡히더라구요...
설마... 또 생긴건 아니겠지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예전에 수술했던 병원에 갔습니다.
1) 검사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께 상태를 말씀드렸더니 표정이 굳어지십니다.
"아 안돼요 ㅠㅠ" 하시면서..
그리고 침대에 새우 자세로 누워보라고 하십니다.
※ 여기서부터 수치 주의... ※
위의 사진처럼 누워있으면.. 간호사 분이 엉덩이 쪽에 천을 덮어줍니다.
그리고 의사선생님이 환부를 보고.. 손가락을 넣어서 검사합니다... ㅠㅠ
선생님이 근심가득한 목소리로 이거 치루 맞아요.. 초음파 검사해볼게요
그러면 간호사 분이 그 쪽에 젤을 발라주시고.. 의사쌤이 좀 불편해요 하면서 뭔갈 넣습니다...
저는 벽 쪽으로 돌아 누워 있으니 그것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초음파 기계인거 같습니다.
...
아무튼 이런 수치스러운 과정이 끝나고, 초음파 사진을 보면서 선생님의 설명을 듣습니다.
이 쪽에 치루 길이 생겼고.. 다행히 빨리 검사받아서 첫 치루수술 때 보다는 덜 심각하다.
이걸 나뒀다가 악화되면... 치루 길이 여러 개로 나는 복합치루가 되고.. 나중에는 암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수술 후 겪었던 고생을 다시 해야한다니..
나는 술도 많이 안 먹고 흡연도 안 하는데...
왜 이렇게 된 걸까...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수술 밖에 답이 없다는 걸 알고 있는데
의사 쌤은 오늘 하고 가랬는데,
다음 날 부산을 가야했기 때문에
2월초로 수술 날짜를 잡았습니다.
(사실 당장하자니 무서워서 미뤘습니다.)
수술 전 까지 환부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7일 정도의 항생제를 처방받고 왔습니다.
2) 수술
그리고 시간은 흘러,
마침내 수술 날이 다가왔습니다.
금요일 오후 반차, 그리고 다음 주 월요일 휴가를 내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이전에 했던 경험에서
5일차부터는 자리에 앉아서 일을 할 만 했기 때문에
월요일까지만 휴가를 쓰기로 했습니다.
(이 때는 수술을 또 한다는 것을 알리기 부끄러워서
팀장님한테는 그냥 일이 있어서 휴가를 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5일차인 화요일에도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그냥 이실직고하고 하루 더 휴가냈습니다 ㅠㅠ)
병원에 도착해서 환자복으로 갈아 입습니다.
수술 전에 마지막으로 진료를 한 번 더 봅니다.
새로 생긴 치루 뿐만 아니라 이전에 수술했던 부위가 부어있어서
치루 수술 하는김에 이쪽의 상처도 긁어내기로 했습니다.
팔에 링거를 꽂고 잠시 뒤 수술실로 향합니다.
한숨을 쉬며 수술대에 엎어져 눕습니다.
수술대 사진은 못 구했는데
대충 보면 내 팔과 다리를 어디에 위치해야한다는 감이 나오게 생겼습니다.
저렇게 눕고나면,
수술 중에 움직이면 안되니까
간호사 분들이 팔다리를 벨크로로 고정합니다.
(※ 저 자세를 잭나이프 포지션이라고 한다는데
구글에 영어로 검색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러고 나면
간호사 분이 일말의 자비심도 없이
제 수술복 바지를 훌렁 내려버리고
테이프로 엉덩이 양쪽을 고정합니다 (ㄷㄷ)
수술할 부위가 잘 보이도록요...
수술 시 꼬리뼈(미추)부분만을 마취한다고 합니다.
마취를 하기 전에, 주사로 찌를 부위에 차가운 스프레이 같은 걸 뿌리더라구요
이거 때문인지 주사 바늘로 찌르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졸리게 하는 약을 투여하십니다.
...
잠시 후 잠이 들고, 정신을 차리면 수술은 모두 끝나있습니다.
15분 정도 걸렸다고 하네요.
아직 꼬리뼈가 마취가 되어있는 상태라 하반신에 감각이 없기 때문에,
수술대에서 이동식 침대로 굴러서 이동합니다.
그리고 나서 회복실에서 수액을 맞으며 1~2시간 정도 누워있습니다.
수액을 다 맞을 때쯤 의사 선생님이 오셔서 수술부위를 확인하고, 거즈를 갈아주고 가십니다..
그리고 간호사 분께 무통주사 사용법을 듣습니다.
조금씩 약물이 들어가게 하는 주사인데,
좀 아프다 싶을 때 이 버튼을 누르면
약이 한 번에 많이 들어가게됩니다.
비급여라서 비용이 5~6만원 정도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비싸지만 없으면 아프니까 해야죠...
다리에 감각이 돌아온 후 수납을 하고 퇴원했습니다.
집에 도착하고 나니 슬슬 마취가 풀리면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이제 또 고난이 시작되는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또 다시 고생길에 접어듭니다.
수술 후 회복, 관리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정리해보겠습니다.
날짜별로 회복하는 과정(정확히는 고통받는 과정)에 대해서도 함께 정리해볼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처럼 되지 마세요 흑흑
※ 의료법(의료광고위반) 소지가 있어 병원 이름은 적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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