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꿀이의 낙서장

치루수술 후기 - 검사, 수술, 미추마취

댕꿀이 2023. 2. 21. 23:07

치루수술 후기 - 검사, 수술, 미추마취

 

2월 3일에 치루 수술을 했습니다

 

사실 작년 8월에 치루 수술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한 달 전 쯤부터 다른 부위에 뾰루지 같은데 잡히더라구요...

 

설마...  또 생긴건 아니겠지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예전에 수술했던 병원에 갔습니다.

 


1) 검사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께 상태를 말씀드렸더니 표정이 굳어지십니다.

"아 안돼요 ㅠㅠ" 하시면서..

그리고 침대에 새우 자세로 누워보라고 하십니다.

 

 

※ 여기서부터 수치 주의...  

 

위의 사진처럼 누워있으면.. 간호사 분이 엉덩이 쪽에 천을 덮어줍니다.

그리고 의사선생님이 환부를 보고.. 손가락을 넣어서 검사합니다... ㅠㅠ

 

선생님이 근심가득한 목소리로 이거 치루 맞아요.. 초음파 검사해볼게요

그러면 간호사 분이 그 쪽에 젤을 발라주시고.. 의사쌤이 좀 불편해요 하면서 뭔갈 넣습니다...

저는 벽 쪽으로 돌아 누워 있으니 그것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초음파 기계인거 같습니다.

 

...

 

아무튼 이런 수치스러운 과정이 끝나고, 초음파 사진을 보면서 선생님의 설명을 듣습니다.

 

이 쪽에 치루 길이 생겼고.. 다행히 빨리 검사받아서 첫 치루수술 때 보다는 덜 심각하다.

 

이걸 나뒀다가 악화되면... 치루 길이 여러 개로 나는 복합치루가 되고.. 나중에는 암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수술 후 겪었던 고생을 다시 해야한다니.. 

나는 술도 많이 안 먹고 흡연도 안 하는데...

왜 이렇게 된 걸까...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수술 밖에 답이 없다는 걸 알고 있는데

 

의사 쌤은 오늘 하고 가랬는데,

다음 날 부산을 가야했기 때문에

2월초로 수술 날짜를 잡았습니다.

(사실 당장하자니 무서워서 미뤘습니다.)

 

수술 전 까지 환부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7일 정도의 항생제를 처방받고 왔습니다.

 


2) 수술

 

그리고 시간은 흘러,

마침내 수술 날이 다가왔습니다.

 

금요일 오후 반차, 그리고 다음 주 월요일 휴가를 내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이전에 했던 경험에서

5일차부터는 자리에 앉아서 일을 할 만 했기 때문에

월요일까지만 휴가를 쓰기로 했습니다.

 

(이 때는 수술을 또 한다는 것을 알리기 부끄러워서

팀장님한테는 그냥 일이 있어서 휴가를 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5일차인 화요일에도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그냥 이실직고하고 하루 더 휴가냈습니다 ㅠㅠ)

 

병원에 도착해서 환자복으로 갈아 입습니다.

수술 전에 마지막으로 진료를 한 번 더 봅니다.

새로 생긴 치루 뿐만 아니라 이전에 수술했던 부위가 부어있어서

치루 수술 하는김에 이쪽의 상처도 긁어내기로 했습니다.

 

팔에 링거를 꽂고 잠시 뒤 수술실로 향합니다.

한숨을 쉬며 수술대에 엎어져 눕습니다.

 

대충 이런 자세로 수술을 받게 됩니다...

 

수술대 사진은 못 구했는데

대충 보면 내 팔과 다리를 어디에 위치해야한다는 감이 나오게 생겼습니다.

 

저렇게 눕고나면,

수술 중에 움직이면 안되니까

간호사 분들이 팔다리를 벨크로로 고정합니다.

 

(※ 저 자세를 잭나이프 포지션이라고 한다는데

구글에 영어로 검색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러고 나면

간호사 분이 일말의 자비심도 없이

제 수술복 바지를 훌렁 내려버리고

테이프로 엉덩이 양쪽을 고정합니다 (ㄷㄷ)

 

수술할 부위가 잘 보이도록요...

 

수술 시 꼬리뼈(미추)부분만을 마취한다고 합니다.

마취를 하기 전에, 주사로 찌를 부위에 차가운 스프레이 같은 걸 뿌리더라구요

이거 때문인지 주사 바늘로 찌르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졸리게 하는 약을 투여하십니다.

 

...

 

잠시 후 잠이 들고, 정신을 차리면 수술은 모두 끝나있습니다.

15분 정도 걸렸다고 하네요.

 

아직 꼬리뼈가 마취가 되어있는 상태라 하반신에 감각이 없기 때문에,

수술대에서 이동식 침대로 굴러서 이동합니다.

 

그리고 나서 회복실에서 수액을 맞으며 1~2시간 정도 누워있습니다.

 

낯선.. 아니 익숙한 천장이다

 

수액을 다 맞을 때쯤 의사 선생님이 오셔서 수술부위를 확인하고, 거즈를 갈아주고 가십니다..

 

그리고 간호사 분께 무통주사 사용법을 듣습니다.

조금씩 약물이 들어가게 하는 주사인데,

좀 아프다 싶을 때 이 버튼을 누르면

약이 한 번에 많이 들어가게됩니다.

 

무통주사

비급여라서 비용이 5~6만원 정도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비싸지만 없으면 아프니까 해야죠...

 

다리에 감각이 돌아온 후 수납을 하고 퇴원했습니다.

 

집에 도착하고 나니 슬슬 마취가 풀리면서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이제 또 고난이 시작되는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또 다시 고생길에 접어듭니다.

 

수술 후 회복, 관리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정리해보겠습니다.

날짜별로 회복하는 과정(정확히는 고통받는 과정)에 대해서도 함께 정리해볼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처럼 되지 마세요 흑흑

 

※ 의료법(의료광고위반) 소지가 있어 병원 이름은 적지 않았습니다.